본문 바로가기

한국에서

[80년대 미드 스타들 이야기 1탄] 어릴적 나의 우상 맥가이버!

80년대 국민학교 시절 나에게는 미드 속의 우상이 있었다. 

맥가이버! 일명 만능손으로 어떤 상황에서도 맥가이버 칼 (빅토 리눅스 생산제품) 하나만 가지고 있으면 기적같이 살아나는 영웅이었다. 아직도 맥가이버의 노래가 나오면 가슴이 심쿵하다. 

 

맥가이버 (리차드 딘 앤더스 주연) 미국 드라마는 1985년부터 1992년까지 시즌3편(총 139부작)으로 이어지던 미국 ABC의 간판 드라마였다.  맥가이버는의 스토리는 아주 간단하다.

 

예를 들어 맥가이버가 마트에 갔는데 마트에 무장강도가 들어 고객들을 위협하고 캐셔의 돈을 강탈한다. 그때 때마침 맥가이버가 장을 보러 왔다. 맥가이버는 태연하게 카트를 끄는 척하다가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마트에 안에 있는 장비?를 이용하여 위기를 모면하려 한다. 이 장면들이 항상 모든 이들의 이슈가 되었다. 주변의 물건들로 신기하게 기구들을 만들어 위기를 모면한다. 해당 편도 마트의 뜨거운 물 주머니와 식초 그리고 다른 화학물질들을 주머니 안에 넣고 유유히 카트를 미는 척 강도들에게 다가가 항상 빠지지 않는 맥가이버 칼로 강도들 앞에서 주머니를 터트려 주머니 안에 있던 식초와 다른 물질들이 화학반응을 일으켜 강도들의 얼굴에 뿌려지는 이야기였다. 암튼 스토리는 매회 흥미진진했으며 한 편 한 편이 너무 재미있고 멋있었다. 

 

그래서 그당시 또래들 사이에서 맥가이버 머리가 유행 아닌 유행을 했었다. 당시 드라마 맥가이버 스타일은 아래와 같다. 

 

 맥가이버 (리차드 딘 앤더슨)

살짝 머리 윗쪽은 짧고 뒷머리 카락은 살짝 긴 스타일~ 전체적으로 약간의 펌이 들어간 일명 맥가이버 스타일이다. 

 

그렇다. 나는 저 머리가 너무 하고 싶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패션에 감각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그 패션에 일찍 눈을 뜬것도 아니었지만 나는 맥가이버가 너무너무 좋았다. 그래서 다 따라 하고 싶었다.  어머니를 조르고 졸라서 드디어 어머니가 가시는 미장원에 나를 데리고 간다고 하셨다. 나는 너무 좋아서 친구들에게 자랑을 하고 다녔다. 

 

바로 그날이 다가왔다. 미용실 가기 전날 나는 너무 떨려서 잠도 잘 못 이루었다. 어머니와 함께 미용실에 들어서자 공간은 크지 않았으며 그곳에는 원장님 같은 분 한분만 계셨다. 반갑게 맞아 주셨다. 나는 너무 설레었다. 사실 미용실도 익숙하지 않았다. 주로 목욕탕에서 머리카락을 다듬고 했었다. 원장님께 어머니가 어떤 스타일을 원하는지 알려 주셨다. 요즘 유행하는 맥가이버 스타일이라고 하자, 너무 멋있는 스타일이라고 하셨다. 난 원장님이 알고 계신 게 너무 좋았다. 

 

원장님은 화려한 장비들을 끌고 오셨고 조금은 창피했지만 난 참을 수 있었다. 대략 1시간 가까이 시술?이 진행되었고 너무 힘들었지만 좋았다. 나는 계속 상상했다. 맥가이버 스타일을~

 

맥가이버 드라마 한장면

이런 상상을 하며 나는 즐겁게 시간을 보냈다. 심지어 펌 시간동안 펌이 잘 나오기 위해 시간이 필요하다고 해서 저녁 시간이라 어머니와 미장원 인근에서 머리를 보자기로 싸고 돈가스도 먹으러 갔다. 주변 사람들이 조금 쳐다보는 것 같았지만 난 괜찮았다. 맥가이버 스타일을 위해서라면 아무렇지도 않았다. 

 

시간은 흘러 이제 머리의 장비들을 풀고 샴프를 하자고 하셨다. 머리의 고데기?를 푸는 데는 정말 순식간이었다. 이 정도면 10번도 더 가능하겠다는 생각도 하였다. 바로 샴푸실로 향했다. 생각해 보면 샴푸실도 아니었던 것 같다. 옆에 물이 나오는 공간이 따로 있었던 것 같다. 

 

샴푸가 끝나고 머리를 수건으로 깜사고 나는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머리카락의 물기를 원장님이 사정없이 흔들어서 물기를 빼고 있었다. 언뜻 머리카락을 봤을 때는 비슷하게 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원하는 맥가이버 스타일!

 

머리카락을 빠르게 말리기 위해 원장님은 더블 드라이기를 사용하셨고 내 기억으로는 드라이기 2개를 고무줄로 묶어서 사용하셨던것 같다. 머리카락들의 물기가 사정없이 말라가고 있었다. 

 

조금은 쑥스럽지만 거울을 힐끔 보았다. 창피하기도 하고 기대가 되어서 한번에 못 봤다. 그러다 한 번에 확 보았다. 

난 너무 놀랐다. 조금 많이 놀랐다. 너무 놀랐다. 

 

맥가이버는 아니었다. 정말 내 생각과는 달랐다.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눈빛으로 뒤에 계신 어머니를 불렀다. 그때 텔레파시가 어머니랑 통했는지 바로 뒤에 서서 계셨다. 어머니도 조금 당황하셨다. 어머니가 물으 셨다. 

"원장님 이 스타일이 맥가이버 인가요?" 원장님 "네, 이거 요즘 유행하는 스타일이 이잖아요!?

 

그때 때마침 티브이를 틀고 계셨던 원장님이 티지를 가리키며 말씀하셨다. "아! 티브이에서 하네, 맥가이버 나온다."

하시며 프로그램을 가리키셨다. 나도 눈가의 눈물 사이로 티비쪽으로 눈을 향했다.  

 

 전격제트작전 키트의 마이클 (데이비드 허셀호프)

순간 나도 모르게 말을 했다. "저건 키트 잖아요!" 그러면서 흐르는 눈물은 이미 감당할 수가 없었다. 원장님은 그 당시 무척이나 당황하셨던 걸로 기억한다. 비슷한 시기에 했으며 방송국 양사에서 간판으로 밀고 있는 프로그램들이었다. 하지만, 난 마이클 스타일은 아니었다. 원장님은 그 뒤로 아무 말씀 없이 이미 마른 머리카락을 도깨비 빗?으로 사정없이 말아서 더블 드라이기로 작업을 하고 계셨다. 하면 할수록 더욱 마이클 같아지고 있었다. 흐르는 눈물을 뒤로한 채 집으로 돌아왔고 그 뒤로 학교 가기 1시간 전에 어머니와 나는 일어나서 어머니는 도깨비 빗과 무스로 나의 머리를 세팅하였다. 비라도 오면 머리가 스프링처럼 튕겨 오르는데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던 추억의 맥가이버 스타일!

 

나의 우상은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해 졌다. 리차드 딘 앤더슨!

맥가이버 프로그램 이후로 스타게이트 프로그램에 출연하였으며 현재는 환경문제 자선단체에서 많은 활동을 하고 있으며 많은 시간을 가족과 함께 보내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한다. 역시 멋지다. 

 

맥가이버 리차드 딘 앤더슨

연세가 있으셔도 멋진 웃음을 지닌 그의 모습이 보기 좋다. 

 

참고로 그때의 한번의 펌 이후에 나의 머리카락은 반곱슬로 바뀌었다. 지금은 그때 원장님께 감사한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