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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서/리얼 팁

캐나다 오로라, 토론토 근교의 오로라를 찾아서~ 우리가족은 보았다. 추위를 보았다. 실행편

지난 토요일 (10월 24일) 우리 가족은 오로라를 찾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길을 나섰다. 준비사항과 출발 전에 해야 할 일들이 남아 있어서 끝내다 보니 출발이 늦어졌다. 우리 가족은 늦은 오후 4시 정도 오로라를 찾기 위해 길을 나섰다.

 

오로라를 찾아서 가는 짤막한 드라이브 영상은 아래를 클릭하시면 볼 수 있다.

 

 

오로라를 찾아서 떠나는 드라이브~

출발 오후 4:00 ~ 도착 오후 6:00

 

오로라를 찾아서 가는 2시간의 드라이브 시간은 결코 길게 느껴지지 않았다. 우리는 노래도 부르고 주변 풍경도 즐기며 가다보니 어느덧 험한 산길로 접어들었고 가는 길에 더 이상의 오고 가는 차를 보지는 못했다. 가는 길에 간간히 넓은 야드를 가진 집들과 마주 했을 뿐 인적은 없었다. 와이프와 첫째는 걱정을 하고 있었다. 우리만 그곳에 있다면 어떻게 하나 걱정을 하고 있었다. 단, 오직 1명만이라도 그곳에 함께했으면 한다고 했다. 점점 어둠이 드리웠고 가는 길의 하늘은 구름이 많이 있었다. 바람이 많이 부니 구름을 밀어내리라~ 생각했다. 오직 그건 생각뿐이었다. 도착할 때쯤 하늘은 온통 구름이 하늘을 감싸 안은채 짙은 어둠 속으로 우린 빠져들고 있었다. 그리고 우린 토랜스 바렌즈 다크-스카이 보호지역 (Torrance Barrens Dark Sky Preserve) 주차장에 도착하였다.

 

 

오후 6:00 ~ 6:30 

 

도착과 함께 첫째와 막내 그리고 와이프는 함성을 질렀다. 주차장에 너무 많은 차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필자도 조금 놀랐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이런 깊은 산골까지 어떻게 왔을까 생각했다. 우린 빠르게 주변을 둘러보기로 했다. 

그리고 걸었다. 

 

토랜스 바렌즈 다크-스카이 보호지역 금지사항

금지사항들이 우리와 마주하고 있었다. 우리는 캠핑을 하러 온 것이 아니기에 패스하였다. 

구글 지도에서 보았던 강가 앞의 의자를 볼 수 있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하고 있었다. 가족단위도 많이 보였고 연인들, 그리고 친구들끼리 온 사람들도 간간히 보였다. 우린 다시 차로 가서 준비물들을 챙기기 위해 주차장으로 향했다.

 

오후 6:30 ~ 오후 9:00

 

준비해온 물건들을 들고 날랐다. 사전 준비사항에 없던 준비물도 추가로 챙겼다. 와이프가 필요할것 같으니 가져가 보자고 한 추가 물품 리스트는 다음과 같다. 

 

---- 추가 물품 리스트 --

1. 마쉬멜로와 오징어 친구들

2. 한국산 브루스타와 부탄가스

3. 그리고 색동 이불 아니 매트

 

다른 건 필요할 것 같았다. 단, 3번 색동 매트는 감당이 안되었다. 아는 지인에게 받은 이불인데 이불이 아니고 예전에 바닥에 까는 엄청 두꺼운 요이다. 두껍고 무겁고 화려하다. 와이프가 챙기라고 하니 우선 챙겼다. 이미 어둠이 온 세상을 요처럼 덮고 있었기에 창피하지는 않았다. 다만, 겁나 무거울 뿐이었다. 

캠핑은 아니지만 아이들 때문에 바람막이 텐트도 준비해서 가지고 갔다. 한적한곳에 바람막이를 원터치로 펴고 바람을 피해 안으로 들어갔다. 시간은 더디게 가고 있었다. 멈춘 듯 싶었다. 이미 온도는 0도를 향해 가고 있었고 엄청난 바람이 불고 있었다. 예전 군대에서 한겨울에 했던 훈련이 생각날 정도였다. 그래도 막내와 첫째는 마냥 신나 했다. 무서움을 많이 타는 막내도 그렇게 즐겁게 노는 모습은 처음 보았다.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추가 물품 리스트들이 우리를 구하러 왔다. 브루스타를 난로 삼아 마시멜로와 오징어를 후후 불어가며 익혀 먹었다. 

그리고 바람막이 텐트안에 색동요가 우리를 화려하고 따뜻하게 반겨주고 있었다. 거기 가서 알게 된 것은 해당 지역이 많은 바위들로 구성이 되어있었으며 발을 디디고 있는 많은 부분들이 바위들 이었다. 하늘은 구름으로 가득하고 달도 가려졌으며 바람은 불고 영하 1도의 날씨에 텐트 바닥은 바위 위에 펼쳐져 있었다. 

 

오후 9:00 ~ 새벽 12:00

 

만약 필자가 와이프 말을 안듣고 추가 물품을 거부했다면 우리 가족은 오로라를 찾다가 모두 다 입이 틀어졌을 것이다. 내심 얼마나 와이프에게 감사했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바람막이 텐트 안에서 우리 가족은 새벽을 맞이하고 있었다. 아이들은 잠들어 버렸다. 이제는 판단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다시 오로라 날씨예보를 들어가 보았다. 

 

실시간 오로라 예상, 출처:웨더포케스트 

우리가 있는지역과는 거리가 있었다. 또한, 근처에 오로라가 강하게 생기더라도 구름이 많아 보이질 않을 거라는 판단이 들었다. 세상은 온통 암흑이었다. 어떻게 사진을 찍어도 보이지 않았다. 강 건너편 사진을 찍어 보았다. 

 

 

암흑을 보았다. 

세상은 암흑만이 가득했다. 필자는 보았다. 추위를 보았다. 그리고 바로 행동을 했다. 짐을 다시 차로 옮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첫째는 깨우고 막내는 와이프가 들쳐 업었다. 필자는 바람막이와 색동요를 정리했다. 왜 이리도 무겁던지 바위의 습기를 먹었는지 더욱 무겁게 느껴졌다. 그렇게 우리 가족은 첫 오로라를 찾는 여정을 실패로 마쳤다. 

하지만, 우리가족은 더욱 끈끈한 가족애가 생겼으며 자연의 위대함과 무서움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는 여행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막내는 그 이후에 아래의 사진처럼 하고 집에서 신나게 논다. 우리에게는 이제 생활이 야생이다!

 

  

막내 캠핑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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